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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한번 돌아보면 무엇이 보이는가. 가족? 친척? 친구? ...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의 집합체를 볼 수 있다. 그 구성원 가운데 ‘나’라는 존재도 포함되리라. 그런데 그러한 구성원들의 집합이 한해 두해 조금씩 축소되더니 얼마 안 되어 사회전면에 대두되고 있다. 전 세계 약 60억 인구라는 숫자가 어마어마하게 다가오는 것이 마치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현대사회문제로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인구부족문제는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전 인류 보편적인 문제로 다루어야 마땅할 정도다. 도대체 언제부터, 왜 이런 주제가 문제로 대두되는가. 가족 부활이냐 몰락이냐는 이런 주제를 너무 무겁지 않게 서술해놓은 책이다. 하지만 읽는 이로 하여금 자각이 트일 정도는 되니 너무 가벼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때는 1846년 11월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시에라네바다산맥의 돈너계곡에서 모든 이야기는 시작된다. 눈보라와 지독한 날씨 속에 돈너계곡에 6개월간 갇혔던 약 80여명이 되는 사람들이 어떻게 생존하고 어떻게 생을 마감하는지 그 일면을 분석하니 꽤 흥미로운 점을 발견한다. 남성의 3분의 2가 사망을 한 반면 여성은 3분의 2가 생존을 했다. 더욱 기막힌 사실은 생존한 남성들 가운데 홀로 피난길에 오른 남성들은 모두 사망을 했고, 생존한 남성들 중 가족과 함께, 특히 대가족 내에 존재했던 남성들이 대부분 살아남았다.
자ㅡ 이쯤해서 저자가 어떤 식으로 어떤 이야기를 풀어갈지 대충 예상이 되시리라. 가족 부활이냐 몰락이냐는 제목 그대로 양자택일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어찌 보면 흑백논리에 상응되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이 생존, 출생에 관한 인구통계일 것 같다.
우리나라 하나만 보더라도 최근에 극심한 출생률 저하로 인하여 정부에서 이런저런 제도를 마련하고는 있으나 실제 생활과 비교해 그 대안이라는 것이 참 미비할 정도이니 안타까울 뿐이다.
저자는 왜 이런 상태까지 올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그 원인을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을 하고 있다. 우선 문학이 가족해체에 끼친 영향에 대해서 그동안 우리가 대문호, 명작들이라 부르며 숭배(?)시 하는 작품들을 예시를 해놓았다는 점이다.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에서부터 프란츠 카프가와 헤르만 헤세의 소설에 이르기까지 가족에 대한 분노와 가족의 섬뜩한 법칙에 대한 두려움을 담은 이야기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학이 가족해체에 끼친 영향은 은연 중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의 주장을 듣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주억거려지는데 헤르만 헤세의 작품만 보더라도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기본테마로 그 울타리를 벗어나는 명명아래, 식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다. 그 뿐 아니라 프로이트등 많은 명문장가 들이 남긴 말 들 중에 가족의 불행한 모습만 강조하는 말들이 유독 많았다는 점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문학의 해(害)는 의외로 많았다.
그런 지식들이 차츰차츰 우리들의 인식을 바꾸고, 행동의 변화를 가져오더니... “행동의 변화는 과거 세대가 생각하여 다음에 이어지는 세대가 실천에 옮기는 것이다.” 지금이 그런 실천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아니던가.
또 한 가지 흥미로웠던 것은 여성과 남성에 대한 생존대비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수명이 많게는 10살 정도 많다는 사실은 주변에 사소한 관심만 있어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부분이다. 여성은 그런 생존의 방식에 어떻게 더 좋은 위치에 있을 수 있을까. 그것은 여성이 친족 네트워크 건설에 활용을 잘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가 한 실험을 예로 들면,
“당신은 누구인가? 10가지 대답을 쓰시오. 머릿속에 떠오르는 순서대로 쓰되 최대한 빨리 쓰시오.” 이 질문에 절반 이상의 여성이 가장 먼저 “나는 딸이다.” 혹은 “나는 언니다.”라고 대답한 반면 남성들은 가족의 역할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나는 스미스다.”라는 식으로 가족의 성을 먼저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여성들은 한 사람도 그렇게 대답하지 않았다. 이 결과로부터 심리적으로 여성은 세대 간 동맹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반면, 남성은 동일 세대 내 동맹에 더 비중을 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여성은 자신을 친족으로 정의하고, 남성은 한 씨족의 구성원으로 정의한다. 또 여성은 자신을 과거 세대와 다음 세대의 일부로 생각하는 반면, 남성은 동년배의 수평적 구조에서 사고한다.
아ㅡ내가 여성이라 그런지 몰라도 여성에 대한 좋은 지론을 접하니 기분이 업 된다. 하지만 이런 여성들이 실제 사회에서는 남성들에 비해 그 위치가 좋지 않은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위에서 살짝 언급했던 대가족의 여성들에 대해 같은 여성들조차도 그녀들에 대한 안일한 의식이 자리 잡고 있었다. 소위 대가족 출신 여성이나 대가족의 어머니 역할을 하는 여성들에 대한 대부분의 인식이 배우지 못하고, 자식이 많아 제대로 사랑을 주지도 못했을 것이고, 가난하고... 등등 그녀들에게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헌데 또 여기서 기막힌 사실은 “대가족을 꾸린 여성들은 사춘기 시절 지각 있고 책임감이 강하며 미적 감각이 뛰어나고 감성적이었지만, 사춘기 때부터 자신을 남들보다 여성적이지 않으며 자의식이 아주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즉 학자들이 보기에 이 여성들은 정신적, 창조적 능력을 친족의 네트워크 건설에 활용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사회에서 대가족의 축소, 핵가족의 보편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져 자리를 잡은 지 오래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서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이때에 대가족은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족 부활이냐 몰락이냐... 이 상태로 가다보면 분명 몰락이라는 길을 갈 것이 뻔하지만 비관적으로 가족에 대한 생각을 마무리하고 싶지는 않다. 무엇보다 출생률 저하의 문제를 이 책 한권으로 인해 해결될 일이 아니지만 국가가, 사회가, 가정이, 개개인 모두가 함께 해결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족, 부활이냐 몰락이냐 는 고령 사회 2018, 다가올 미래에 대비하라 에 이어 우리말로 번역된 프랑크 쉬르마허의 두 번째 저서이다. 독일 유력 일간지의 발행인인 저자는 학자로서 그리고 저널리스트로서 이론과 경험 모두를 풍부하게 갖춘 전문가이다. 가족, 부활이냐 몰락이냐 에서는 고령 사회와 저출산에 대한 해답으로 가족에 초점을 맞춘다. 그는 출산율 저하가 가족 형태를 변화시킬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가족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저자는 신뢰, 무욕, 이타심, 단결심은 더 이상 미사여구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열망하는, 가치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추천사: 출산율 저하와 가족의 붕괴
남자들
후손
운명 공동체
역할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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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누구에게 책임을 씌우는가?
누가 누구에게 불이익을 주는가?
누가 누구의 용기를 꺾는가?
누가 누구랑 결혼하나?
누가 누구와 노나?
누가 누구에게 정보를 제공하나?
누가 누구를 짊어지고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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